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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줄거리와 리뷰

by Zipm 2025. 7. 14.

킹덤 드라마 포스터
킹덤 시즌1 포스터

 

2019년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Kingdom)’은 한국 사극과 좀비 장르를 결합한 전무후무한 시도로, 공개 직후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 작품은 조선 시대라는 역사적 배경에 좀비 아포칼립스를 접목시키며, 전염병과 권력 암투, 백성들의 생존이라는 다양한 소재를 입체적으로 풀어냈다. 작가 김은희의 탄탄한 각본과 김성훈 감독의 연출력, 그리고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만나 장르적 한계를 넘어선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냈으며, 시즌 1과 시즌 2 모두 글로벌 흥행에 성공했다. ‘킹덤’은 단순한 공포를 넘어 사회적 풍자와 인간 본성에 대한 질문까지 던졌으며, K-콘텐츠가 장르적 실험과 세계관 확장을 통해 얼마든지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줄거리 요약 

‘킹덤’은 조선 중기, 국왕이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에 걸려 쓰러진 상황에서 시작되었다. 왕세자 이창(주지훈 분)은 왕의 병세를 확인하려 했으나, 궁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내의원조차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혀 있었다. 대신들은 국왕의 상태를 철저히 비밀에 부쳤고, 대신 해원 조씨 가문이 실질적인 권력을 장악한 상태였다. 이창은 국왕의 병세에 의문을 품고 진실을 파악하기 위해 몰래 궁을 떠나 동래의 지율헌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그는 왕의 병을 치료한 의원 이승희를 찾게 되었고, 괴상하게 죽은 시신들이 밤이 되자 되살아나는 광경을 목격했다. 조선에 괴질이 퍼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 병은 죽은 자가 되살아나 사람을 물고, 물린 자도 다시 괴물이 되는 무시무시한 전염병이었다. 게다가 이들은 햇빛이 비추면 마치 시체처럼 움직임을 멈추고, 밤이 되면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 백성들은 감염되기 시작했고, 마을 단위로 괴질이 퍼져나갔다. 이창은 이를 단순한 병으로 보지 않았고, 이 병이 누군가에 의해 조작되고 은폐되고 있음을 깨달았다.

괴질의 진원지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이창은 병을 막기 위해서는 권력을 되찾는 것이 우선임을 자각했다. 왕의 죽음을 은폐하고 권력을 유지하려는 조학주(류승룡 분)와 해원 조씨 세력은 이창을 왕세자에서 폐위시키려 했고, 이창은 백성과 나라를 지키기 위한 전쟁을 시작했다. 왕의 시신이 괴물로 변해도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조씨 가문과, 이를 막으려는 이창과 그의 동료들은 조선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킹덤’은 이처럼 전염병과 권력의 결탁이 만들어낸 참사를 통해, 조선이라는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사실감 있게 그려냈다.

주요 등장인물

드라마 ‘킹덤’은 스토리만큼이나 인물의 서사와 감정선이 뚜렷하게 그려졌다. 먼저 주인공 이창은 왕세자라는 신분이었지만, 정치적 영향력이 없었고 권력에서 배제된 인물이었다. 그러나 괴질의 확산을 목격하며 그는 점차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갖춰갔고, 백성의 고통을 직접 마주하며 자신이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그는 처음엔 생존을 위해 움직였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조선’이라는 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책임감을 품게 되었다.

서비(배두나 분)는 지방에서 의원으로 일하던 인물로, 괴질의 실체를 처음으로 인식한 사람 중 하나였다. 그녀는 의학 지식과 침착한 판단력을 갖춘 인물로, 군사나 정치인이 아닌 과학과 이성의 힘으로 재난에 맞섰다. 서비는 감염의 원인을 찾기 위해 직접 시신을 해부하고 식물의 성질을 연구하는 등, 현대적 시선을 작품에 더했다. 특히 괴질의 근원이 ‘생사초’라는 약초라는 것을 밝혀낸 것도 서비였다.

조학주(류승룡 분)는 악역이었지만 입체적인 캐릭터로 그려졌다. 그는 괴질의 위험을 알면서도 국왕을 되살려 권력을 유지하려 했고, 자신의 딸 조씨 부인을 통해 궁을 장악했다. 그는 사리사욕을 위해 백성의 희생을 당연하게 여겼으며, 정치적 권모술수에 능한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의 냉혹한 결정들이 결국 조선을 파멸로 이끄는 원인이 되었고, 그 결과는 극 중에서 강한 비극으로 남았다.

조범팔, 무영, 영신 등 주변 인물들도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조범팔은 처음에는 겁이 많은 양반으로 그려졌지만 점점 변화하며 정의를 선택했고, 무영은 왕세자의 충직한 호위무사로서 끝까지 의리를 지켰다. 영신은 실질적인 액션의 중심에 있는 인물로, 칼을 휘두르며 좀비와 직접 맞섰다. 각 인물들은 괴질이라는 재난 상황 속에서 각자의 신념, 선택, 변화 과정을 보여주며 시청자의 감정을 자극했다.

시사점

‘킹덤’은 좀비라는 장르적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그 안에는 한국 사회의 현실을 투영한 상징과 메시지가 곳곳에 담겨 있었다. 괴질의 존재는 단순한 공포가 아니었다. 감염병은 무지와 정치적 계산, 사회적 격차와 결합하며 재앙으로 번졌다. 권력자들은 백성을 보호할 책임이 있었지만, 오히려 정보를 숨기고 병을 이용해 권력을 유지하려 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현실과 맞물려 큰 울림을 남겼다.

또한 작품은 ‘리더의 역할’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누구에게나 위기는 찾아오지만, 그 위기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한 나라의 운명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창은 처음부터 강한 리더가 아니었다. 그러나 백성을 보며 배우고, 아픔을 체험하며 성장했다. 반대로 조학주는 권력을 위해 진실을 묵살했고, 그 결과 자신이 보호하려던 왕조마저 위기에 처하게 만들었다.

‘킹덤’은 또한 기록되지 않는 역사에 대한 성찰도 담고 있었다. 감염병으로 죽은 수많은 백성, 귀족들의 사리사욕에 희생된 이들의 존재는 조선의 공식 역사에는 남지 않는다. 드라마는 이들을 기억하고, 그들의 고통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듯한 시선을 유지했다. 이러한 점에서 ‘킹덤’은 좀비물이면서도 매우 한국적인 문제의식을 담은 작품이었다.

마무리하며

‘킹덤’은 단순한 좀비 드라마가 아니었다. 그것은 재난 상황 속 인간의 이기심과 연대, 권력의 허상, 생존의 본능을 조명한 서사였고, 역사적 상상력을 더해 K-드라마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품이었다. 이 작품은 한국 콘텐츠가 얼마나 풍부한 이야기와 강력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지를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지금도 많은 이들이 ‘킹덤’을 다시 보는 이유는 단순한 재미 때문이 아니라, 그 속에서 시대를 비추는 거울을 보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