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지금 우리 학교는』은 평범한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갑작스럽게 좀비 바이러스가 퍼지며 벌어지는 생존극이다. 과학 교사의 실험으로부터 시작된 이 바이러스는 삽시간에 학교 전체로 퍼지고, 폐쇄된 학교 안에 갇힌 학생들은 외부와 단절된 채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통제되지 않는 혼돈 속에서 학생들은 좀비로 변한 친구들, 선생님들, 그리고 무자비한 상황에 맞서 싸워야 한다. 특히 학교라는 공간은 일상과 가장 밀접한 장소이기에, 그 공간이 공포로 가득 찬다는 설정은 시청자에게 더욱 직접적인 긴장감을 선사한다. 평범하던 수업시간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학급이라는 공동체는 생존 집단으로 변모한다. 아이들이 감염을 피하며 서로를 믿고 의지해야 하는 과정은 좀비 장르의 특유의 스릴뿐 아니라 드라마적 감정선도 함께 제공한다. 특히 폐쇄된 교실 안에서 펼쳐지는 치열한 심리전과 생존 전략은 단순한 공포물이 아닌, 깊이 있는 사회적 은유로 기능한다.
등장인물 소개
등장인물들은 단순한 희생자가 아닌,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남으려는 생존자들이다. 주인공 '이청산(윤찬영)'은 친구들을 지키기 위해 앞장서는 인물로, 리더십과 희생정신을 상징한다. '남온조(박지후)'는 감정선이 섬세한 캐릭터로, 청산과의 관계 속에서 인간애를 보여준다. 이외에도 전학생 ‘이수혁(로몬)’, 겉은 차갑지만 속은 따뜻한 ‘최남라(조이현)’ 등 개성 강한 인물들이 각자의 과거와 가치관을 드러내며 극에 몰입감을 더한다. 이들의 캐릭터는 단순히 좀비에게 쫓기는 인간들이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변하고 성장하는지를 보여주는 존재들이다. 친구를 감염시키지 않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거나, 배신당한 후에도 용서를 택하는 모습 등은 이 작품이 단순한 액션 드라마를 넘어선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남라와 수혁의 감정선은 극 중 최고의 인기 커플로 자리 잡았고, 팬들 사이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아이들이 처한 위기를 통해 인간 내면의 본성과 감정이 교차하는 드라마가 완성된다.
국내외를 놀라게 한 좀비 서바이벌
2022년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동시 공개된 『지금 우리 학교는』은 공개 직후 10일 이상 전 세계 넷플릭스 1위를 차지하며 엄청난 화제를 불러모았다. K-좀비라는 장르를 이끈 <킹덤>, <부산행>에 이어 또 하나의 글로벌 히트작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특히 좀비의 움직임, 분장, 스턴트 액션 등은 매우 리얼하면서도 창의적이었으며, 젊은 배우들의 열연이 그 생생함을 더했다. 국내에서는 10대와 20대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고, 해외에서는 “교실이 전장이 된다”는 설정이 신선하게 다가갔다. 또한 한국 교육 시스템과 학생 문화가 간접적으로 녹아들면서 ‘학교’라는 공간의 독특함이 글로벌 시청자들에게도 흥미롭게 전달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격리, 불신 등의 테마는 코로나19 이후의 세계와도 연결되며 더 큰 공감을 이끌어냈다. 단순한 호러를 넘어서, 사회적 메타포가 어우러진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해외 평론가들도 주목했다.
리뷰
좀비가 위협적인 존재로 그려지긴 하지만, 진짜 공포는 결국 인간 내부에 존재한다. 교실 안에서의 따돌림, 계층 간 차별, 권력의 오용 등은 극 중에서 좀비보다 더 깊은 상처를 남긴다. 학교 폭력 가해자인 윤귀남(유인수)은 감염되지 않고도 더 악랄한 존재로 남아, 오히려 좀비보다도 더 잔혹한 인물로 그려진다. 그는 권위와 폭력을 이용해 학생들을 지배하려 하고, 감염 상황을 오히려 자신의 이익을 위한 도구로 사용한다. 이러한 묘사는 인간의 본성이 극한 상황에서 얼마나 왜곡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동시에, 일부 어른들은 아이들을 구조하기보다는 정치적 책임을 회피하거나 보신을 우선시하는 태도를 보인다. 재난 상황에서 드러나는 어른들의 무능력과 무책임함은, 교실이라는 소우주 안에서 아이들이 얼마나 방치되어 있었는지를 반영한다. 이처럼 『지금 우리 학교는』은 좀비라는 외적 위협 속에서도 내부의 윤리적 질문을 끊임없이 제기한다.
웹툰 원작과의 차이
이 작품은 주동근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웹툰은 2009년에 연재되었으며, 당시에도 독특한 세계관과 속도감 있는 전개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드라마는 이 웹툰을 바탕으로 하지만, 이야기 구조와 캐릭터 설정 면에서 많은 부분이 확장되고 재구성되었다. 예를 들어 원작에서는 캐릭터 중심의 감정선이 비교적 단조롭게 표현되었지만, 드라마는 남온조와 이청산의 감정선, 남라와 수혁의 관계 등을 섬세하게 다듬어 극적 긴장감과 감정 몰입을 높였다. 또한 웹툰에서는 보조적으로 등장하는 군과 정부 기관의 시선이 드라마에서는 더욱 비중 있게 다뤄지며, 재난 대응 시스템과 윤리적 갈등이 추가되었다. 이는 단순히 좀비물로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복합적인 구조의 장르 드라마로서 『지금 우리 학교는』을 재탄생시켰다. 원작 팬들도 새롭게 즐길 수 있는 디테일이 많아, 원작과 드라마를 비교하며 보는 재미 또한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