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등장인물
〈유미의 세포들〉은 일상 로맨스를 애니메이션과 실사를 결합한 독창적인 방식으로 풀어낸 드라마로, 등장인물 역시 매우 입체적이고 현실감 있게 그려진다. 주인공 유미(김고은 분)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연애와 일상 속 감정의 소용돌이를 겪는 인물이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다양한 성격과 역할을 지닌 세포들이 존재하는데, 사랑 세포, 이성 세포, 감성 세포, 출출이 세포, 패션 세포 등 여러 감정들이 캐릭터화되어 등장한다. 이 세포들은 유미가 상황에 반응하고 결정하는 과정을 재치 있게 시각화해주며, 내면 심리를 풍부하게 전달한다. 유미의 첫 연인인 구웅(안보현 분)은 말이 적고 감정 표현이 서툴지만 진심 어린 배려를 지닌 캐릭터이며, 시즌2에서는 유미의 새로운 인연으로 바비(진영 분)가 등장해 또 다른 연애 감정을 보여준다. 조연으로는 유미의 동료 루비(이유비 분), 이대리(전석호 분) 등도 개성 있게 그려져 드라마의 활력을 더한다. 캐릭터들은 극 중 현실적인 고민과 감정을 반영하며 시청자와 높은 공감대를 형성한다.
2. 줄거리
〈유미의 세포들〉은 평범한 여성 유미의 일상과 연애, 그리고 성장 과정을 그녀의 뇌 속 세포들의 시선으로 보여주는 독특한 구조를 가진다. 시즌1에서는 유미가 전 남친과의 이별로 사랑 세포가 혼수상태에 빠진 후, 다시 새로운 연애를 시작하면서 세포들이 점차 활력을 되찾는 이야기가 중심이 된다. 구웅과의 연애는 서로의 다름 속에서 이해하고 성장해 나가려는 과정을 보여주며, 단순한 로맨스 이상의 서사를 전달한다. 이후 시즌2에서는 유미가 새로운 인연인 바비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독립적인 존재로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세포들의 활약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유미의 감정 변화와 결정의 과정을 유머러스하고도 섬세하게 보여주는 장치로 기능한다. 유미가 글을 쓰며 자신의 꿈에 다가가고, 사랑의 감정에 솔직해지며, 때론 실패를 겪으면서도 자신을 지키려는 모습은 많은 시청자에게 공감과 위로를 안겨준다. 이 드라마는 단지 연애 이야기가 아니라, ‘나’를 이해하고 성장해 나가는 여정을 담고 있다.
3. 시청률 및 화제성
〈유미의 세포들〉은 방영 당시 큰 화제성과 팬덤을 확보하며, OTT 기반 콘텐츠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힌다. 티빙 오리지널로 제작되어 온라인 플랫폼 중심의 공개였음에도 불구하고, 시즌1과 시즌2 모두 높은 조회 수와 팬들의 열띤 반응을 끌어냈다. 특히 웹툰 원작 팬층과 드라마 팬층이 결합되며 SNS 상에서 캐릭터 밈과 세포 짤이 유행했고, 유미의 사랑 세포, 이성 세포 등은 대중문화 속 하나의 상징처럼 소비되었다. 김고은의 섬세한 감정 연기와 애니메이션 세포들의 완성도 높은 연출은 극찬을 받았으며, 실사와 애니가 자연스럽게 결합된 연출 방식은 국내 드라마 최초의 시도로도 주목받았다. 또한 OST 역시 드라마의 분위기를 잘 살려냈고, 세포들의 목소리를 맡은 성우들의 열연은 몰입도를 배가시켰다. 시즌2에서는 아이돌 출신 배우 진영이 바비 역으로 등장하면서 팬층이 확장되었고, 유미의 선택과 결말에 대한 토론이 활발히 이뤄지는 등 콘텐츠로서의 생명력도 길게 유지되었다.
4. 시사점
〈유미의 세포들〉은 단순한 로맨스 드라마를 넘어, ‘감정의 주체로서의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겪는 사소한 고민과 선택, 그리고 감정의 변화는 모두 복잡한 내면의 작용에서 비롯되며, 이를 세포라는 형태로 시각화함으로써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언어로 풀어냈다. 유미가 연애를 통해 누군가에게 맞춰주고 상처받는 과정을 반복하면서도, 끝내 자신만의 세계를 찾아 나아가는 모습은 특히 여성 시청자에게 큰 울림을 준다. 이는 자기 삶의 주체로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되새기게 만든다. 또한 ‘혼자가 아니라 내 안의 수많은 나’와 함께 살아간다는 개념은 심리학적이면서도 철학적인 접근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유미의 세포들〉은 결국 ‘자기 이해’와 ‘감정의 수용’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시청자들에게 위로와 성장을 동시에 선사하는 드라마다. 삶은 예측할 수 없지만, 그 모든 감정을 온전히 느끼고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유쾌하면서도 깊이 있게 전달한다.
5. 느낀점
〈유미의 세포들〉을 보면서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은 “내 안에도 이런 세포들이 있겠지”라는 것이었다. 때로는 이성이, 때로는 감성이, 또 때로는 허기나 분노 같은 원초적인 감정이 나를 지배하는 순간들을 이 드라마는 귀엽고도 날카롭게 그려낸다. 유미가 겪는 사랑의 시작과 끝, 그리고 일상 속의 크고 작은 선택들은 나의 경험과 너무도 닮아 있어 몰입감이 높았다. 특히 세포들의 세계를 통해 내면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되었고, 내가 나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깨달았다. 유미가 점차 자신을 중심에 두고 선택해나가는 과정은 단지 여성 서사로만이 아니라, 현대인 모두의 성장 서사로 받아들여졌다. 이 드라마는 그저 가볍게 웃고 넘길 수 있는 작품이 아니라, 감정과 심리, 관계의 본질을 섬세하게 짚어주는 좋은 안내서 같았다. 보통의 내가 얼마나 특별한 존재인지를 일깨워주는 이 따뜻한 작품은, 두고두고 다시 꺼내 보고 싶은 인생 드라마 중 하나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