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등장인물
〈피라미드 게임〉은 여고생들의 집단 내 따돌림과 폭력을 다룬 충격적인 설정의 드라마로, 다층적인 인물 구성이 특징이다. 중심 인물 성수지(김지연 분)는 전학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평범한 소녀로, 외적으로는 조용하지만 내면에는 강한 정의감과 저항 의지를 지녔다. 그녀는 ‘피라미드 게임’이라는 악습에 맞서며 점차 변모하는 인물이다. 한이다(장다윤 분)는 학급 내 절대 권력을 쥔 인물로, 외모와 말투, 행동 모두에서 완벽주의를 추구하지만 동시에 피라미드 구조를 유지하려는 냉정한 전략가로 그려진다. 강아라(류다인 분), 임예림(최지수 분), 박세인(신슬기 분) 등 각기 다른 성격과 위치의 학생들이 이 피라미드 시스템 안에서 생존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움직인다. 가해자, 방관자, 피해자가 고정되지 않고 상황에 따라 역할이 뒤바뀌며, 각각의 인물이 처한 환경과 심리가 구체적으로 묘사된다. 이 드라마는 단순히 선악 구도를 넘어서, 인간 내면의 복잡성과 이중성을 보여주며 시청자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특히 김지연은 성수지 역을 통해 내면의 감정선을 깊이 있게 표현하며 극의 중심을 단단히 잡아준다.
2. 줄거리
드라마 〈피라미드 게임〉은 매달 한 번 진행되는 '학급 투표'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 투표는 학생들을 A부터 F등급으로 분류하며, F등급에 해당하는 학생은 학교 폭력을 정당화하는 ‘합법적 따돌림’의 대상이 된다. 이러한 왜곡된 시스템은 교사나 어른들의 방관 속에 방치되고, 학생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를 밀어내며 계급을 오르려 한다. 전학 온 성수지는 이 비정상적인 규칙을 처음에는 받아들이지 못하지만, 곧 자신이 F등급으로 낙인찍히며 극단적인 집단 괴롭힘을 당하게 된다. 그러나 수지는 점점 이 시스템의 허점을 파악하고, 반격을 위한 전략을 세워 나가기 시작한다. 그녀의 고군분투는 단순한 복수가 아닌, 구조 자체에 균열을 내기 위한 저항으로 발전한다. 극이 진행될수록 피라미드의 이면에 감춰진 인간 군상의 심리, 권력의 본질, 그리고 ‘정상’이라는 이름 아래 숨겨진 폭력의 민낯이 드러난다. 또한 일부 학생들은 자신이 그 구조의 피해자임을 자각하며 수지와 연대하기도 하고, 반대로 그 권력에 취해 타인을 짓밟는 인물도 존재한다. 극한 상황에서 인간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긴장감 있게 그려내며, 단순한 학원물이 아닌 사회 구조의 축소판처럼 작동한다.
3. 시청률 및 화제성
〈피라미드 게임〉은 방영 전부터 원작 웹툰의 인기로 인해 뜨거운 관심을 받았고, 공개 이후에는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중 가장 높은 화제성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론칭을 알렸다. 공개 직후 플랫폼 내 시청률 1위를 차지했으며, 10대부터 30대 시청자층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SNS에서는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학교 이야기”, “한국판 로드 오브 더 플라이즈 같다”는 등의 반응과 함께, 캐릭터 밈과 대사 패러디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김지연의 연기 변신은 호평을 받았고, 장다윤을 비롯한 신예 배우들의 강렬한 연기 또한 극찬을 이끌어냈다. 특히 현실적인 교실 묘사, 정교한 감정선, 미장센 등에서 뛰어난 완성도를 보여주었고,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유튜브, 틱톡 등에서 명장면이 클립화되며 해외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퍼졌고, 넷플릭스를 통해 글로벌 공개된 이후에는 K-스릴러 학원물로 해외 팬덤을 확보하기도 했다. 단편적인 흥미 요소를 넘어서는 사회적 문제의식과 연출력이 결합된 성공 사례로, 이후 시즌 확장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
4. 시사점
〈피라미드 게임〉은 단지 잔혹한 학교폭력 묘사로 충격을 주는 드라마가 아니다. 이 작품은 계급, 권력, 그리고 집단 내 구조적인 폭력에 대해 날카롭게 해부한다. 특히 학생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폭력의 이면에는 어른들의 방임과 방관이 존재하며, 그 구조가 정당화되고 유지되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매달 진행되는 투표는 다수결이라는 이름 아래 폭력을 합리화하고, 개인의 생존을 위해 타인을 희생시키는 냉정한 집단 심리를 보여준다. 이는 단지 교실 안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실제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정상이라는 명목 하의 차별’과 ‘권력 유지의 도구로서의 제도’에 대한 풍자로도 읽힌다. 또한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모두가 생존의 피라미드 속에서 끊임없이 경쟁하는 상황은 시청자에게 깊은 자성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 드라마는 “폭력은 어디서 시작되는가?”, “우리는 그 구조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개인과 사회의 책임을 동시에 묻는다. 결국 〈피라미드 게임〉은 학원물이면서도 사회 드라마로서 기능하며, 청소년 시청자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큰 울림을 주는 작품이다.
5. 느낀점
〈피라미드 게임〉을 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우리는 얼마나 쉽게 폭력에 익숙해질 수 있는가’였다. 드라마 속 학생들이 누군가를 고의로 괴롭히지 않아도, 침묵하고 외면하는 순간 이미 그 구조에 동참하게 된다는 사실은 너무도 현실적이었다. 성수지가 처음 괴롭힘을 당할 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던 친구들, 그 침묵이 어떻게 또 다른 폭력이 되는지를 보며 마음이 무거웠다. 반면, 성수지가 점차 목소리를 내고 연대를 형성해 나가는 모습은 희망적이면서도 아프게 다가왔다. 이 드라마는 단순한 선악 구도가 아니라, 인간의 복잡한 감정과 상황을 교차시키며 우리 안의 여러 감정을 자극한다. ‘나는 어떤 위치에 서 있는가’라는 질문은 이 드라마를 보는 내내 떠나지 않았다. 학원물이라는 한계를 넘어, 〈피라미드 게임〉은 지금 우리의 사회, 조직, 인간관계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는 작품이다. 공감과 분노, 무력함과 각성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드라마로, 단순한 재미를 넘어선 강한 메시지를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