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등장인물
〈원경〉은 조선 초기, 권력의 중심에 선 ‘원경왕후’와 태종 이방원의 인간적 면모를 중심으로 구성된 역사 드라마다. 주연 차주영은 원경왕후를 연기하며 단순한 정치적 배우자가 아닌, 자신의 뜻을 지닌 주체적 여성으로 그려진다. 그녀는 사랑과 권력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 이현욱이 연기한 태종 이방원은 강한 권력 지향 속에서도 왕후와의 관계 속에서 인간적인 고뇌를 드러낸다. 그 곁을 지키는 조선 개국공신 하륜(최덕문 분)은 권력과 충성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권모술수를 펼치며 극에 긴장감을 더한다. 하륜은 때로는 충정을 드러내다가도 권력의 유혹 앞에 흔들리며, 그의 복잡한 심리가 복선처럼 작품 전반에 흐른다. 주요 인물 외에도 다양한 신하와 궁궐 인물들이 입체적으로 그려지며, 권력 투쟁 속에서도 각자의 사적 욕망과 인간성을 드러낸다. 이러한 캐릭터 구성은 단선적인 계략극이 아닌, 인간 본연의 얼굴을 보여주는 데 중점을 둔다.
2. 줄거리
2025년 1월 6일 첫 공개된 〈원경〉은 총 12부작으로 구성된 사극이자 티빙 및 tvN을 통한 동시 공개작이다. 극은 고려 말 혼란한 사회 속에서 원경왕후가 태종 이방원과 함께 권력을 쟁취하고 조선을 안정화하는 과정을 중심 이야기로 한다. 기존 역사에서 크게 조명되지 않았던 원경왕후의 삶을 재조명하며, 그녀의 정치적 결단, 인간 관계, 사랑과 권력 갈등을 섬세하게 그린다. 권력 중심의 이야기이지만 단순한 왕권 다툼이 아닌, 왕과 왕후 사이 숨겨진 감정선, 내밀한 대화, 그리고 치밀한 전략들이 고루 배치되어있다. 원경왕후는 단지 왕비로서가 아니라, 국가를 함께 만드는 강인한 주체로 묘사된다. 이 과정에서 그녀와 이방원의 관계는 단순한 정치적 동맹을 넘어서 서로에 대한 이해와 갈등을 반복하며, 극에 인간적 깊이를 부여한다.
3. 시청률 및 화제성
〈원경〉은 방영 전부터 원경왕후라는 역사적 인물과 권력 서사를 다룬다는 점에서 기대작으로 주목받았다. 공개 직후 티빙과 tvN 채널에서 화제가 되었고, 플랫폼 내 시청률 및 VOD 순위 상위권에 기록되었다. 특히 여성 시청자층과 사극 팬덤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으며, SNS에서는 “기존 사극과 다른 여성 중심 시선의 권력 드라마”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최덕문이 연기한 하륜 캐릭터는 ‘악역인가 아닌가’를 넘나드는 다층적 매력으로 호평을 받았다. 더불어 차주영, 이현욱의 첫 사극 도전이라는 점도 화제를 모았고, 이들의 연기 호흡과 캐릭터 몰입력은 평론가와 시청자 모두의 찬사를 받았다. 대중성과 작품성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OTT 오리지널 콘텐츠로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4. 시사점
〈원경〉은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재현하는 드라마를 넘어, 권력 구조, 여성의 정치적 주체성, 그리고 개인과 국가의 관계에 대한 깊은 성찰을 던진다. 원경왕후는 조선 개국의 중심 여성 인물로서, 역사 속에 매몰된 여성의 삶을 조명한다. 그녀의 이야기에서 드러나는 것은 단순히 사랑이나 충성, 배신이 아니라, 권력이란 무엇이며 어떤 역할이 허용되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하륜과 같은 주변 인물들은 권력의 그림자 속에서 각자의 욕망과 윤리가 충돌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권력 주변부에 위치한 인물들의 심리와 행위를 통해 권력의 본질에 다가간다. 이는 현대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권력은 누구에게 허락되는가’, ‘개인은 권력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가’ 등을 아우른다.
5. 느낀점
〈원경〉을 보며 가장 강하게 들었던 감정은 ‘역사를 새롭게 만난다는 설렘’이었다. 역사 속 이름만 남았던 원경왕후가 드라마 속에서 인간적 깊이를 가진 여성으로 살아 호흡하는 모습은 놀랍고 감동적이었다. 권력과 사랑, 충성과 배반의 경계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그녀의 흔적은 픽션이지만 진실처럼 다가왔다. 하륜이라는 인물은 단순한 조력자가 아닌, 권력의 바깥에서 내부를 관망하되 때로는 흔들리는 복잡한 인간으로 그려져, 어떤 장면마다 긴장이 흐르고 몰입하게 만들었다. 차주영과 이현욱의 연기 호흡은 마치 실제 부부처럼 자연스러웠고, 권력 속에서도 서로를 이해하려 애쓰는 인간 관계는 사극의 무게를 넘어 감정의 울림을 선사했다. 12부의 짧은 전개에도 불구하고 여운이 꽤 길게 남는 작품으로, 집권 여성이 중심이 된 사극을 좋아하는 시청자라면 한 번쯤 꼭 봐야 할 드라마다.